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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본문: 마 26: 36-46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41절)
'주님도 저 달빛 아래에서 기도하셨겠지' 오늘 새벽 유난히 밝은 달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잡히시기 바로 전,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마지막 날, 그 마지막 순간을 예수님은 기도하며 마무리 하셨습니다.
40일 금식하며 기도로 사역을 시작하셨고, 사역하시는 동안에도 매일 같이 밤과 이른 새벽에 산에 가 기도하셨습니다. 틀림없이 그 날 만날 사람들을 위해, 하실 사역을 위해,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기도로 시작하시고, 날마다 기도로 사역하시고, 그리고 마지막 날 겟세마네에서 기도로 마무리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기도로 사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친히 기도의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날 밤의 고통이 얼마나 크셨는지,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리고 함께 간 제자들에게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부탁하신 후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셨습니다.
누가복음에는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 라고, 그리고 히브리서에는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히 5:7)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땀이 핏방울 같이 되도록 부르짖는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심한 통곡과 눈물로 올려드린 울부짖음의 기도였습니다. 예수님도 그렇게 기도하셨습니다. 험한 골고다 언덕 십자가의 길을 그렇게 기도로 가셨습니다. 온 인류의 무거운 죄의 짐을 그렇게 홀로 기도하시며 지고 가셨습니다.
그날 밤은 그런 밤이었습니다. 예수님께는 사역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밤이었습니다. 무거운 짐을 홀로 지고 가야 하는 밤이었습니다. 모욕과 조롱과 침 뱉음과 매 맞음을 당해야 하는 치욕의 밤이었습니다. 육신의 죽음을 당해야 하고 영혼이 하나님과 단절되는 고통을 앞두고 있는 두려운 밤이었습니다.
그런 밤인 줄도 모르고 왜 그리 그날 밤은 그렇게도 피곤한지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말씀을 뒤로한 채 제자들은 졸고 있었습니다. 한치 앞을 모르는 채 연약한 육신에 매여 있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바로 저의 모습입니다.
주님이 졸고 있는 제자들에게 오셔서 말씀하십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육신이 약하니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의 게으름과 안일함에 대한 변명으로 사용하라고 주신 말씀도 아닙니다.
오히려 육신이 연약하니 더욱 깨어서 기도하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마음에 원함은 있지만 육신의 연약함으로 인해 시험에 들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죽기까지 따르겠다고 마음에 원함은 있지만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졸고 있던 제자들, 군병들이 예수님을 잡아가자 모두 도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큰 소리쳤던 베드로도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환난이 닥쳤을 때 넘어지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후에 이것을 깨달은 베드로가 이렇게 성도들을 권면합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의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 베드로 자신이 그날 밤 겟세마네 동산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깨어 기도한다는 것은 규칙적인 기도의 생활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처럼 매일 기도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날 밤만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신 것이 아니라 매일 그런 기도의 삶을 사셨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주님도 기도하셨는데 우리가 어찌 기도없이 주님의 길을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기도하지 않기에 시험에 드는 것입니다. 환난이 다가올 때에 넘어지는 것입니다. 기도가 부족하기에 견딜 힘이 없는 것입니다. 삶이 여유가 없고 복잡한 것입니다. 바빠서 기도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가 없기에 쫓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기도해야 단순한 삶, 집중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깨어 기도해야 무슨 일이 닥쳐도 견디고 넘어갈 힘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평소에 기도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 없을 때 기도해야 합니다. 특별히 작정하고 하는 기도도 해야 하지만 매일 같이 평소에 하는 기도가 더욱 중요합니다.
저 밝은 달빛 아래에서 홀로 외로이 기도하시는 주님을 다시 바라봅니다.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부탁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다시 마음에 새겨 봅니다.
이제는 주님 홀로 기도하시게 하면 안 되지요. 주님은 지금도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데 육신의 핑계를 대며 졸고 있으면 안 되지요.
주님을 따라가는 십자가의 길은 깨어 기도하며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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